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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대로 집을 쓰고 살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어, 보일러·누수처럼 사용에 지장을 주는 고장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합니다. 형광등 같은 소모품 교체나 임차인의 과실로 생긴 파손은 임차인 부담이며, 시간이 지나 생기는 통상적인 마모는 임차인 책임에서 제외됩니다.
3줄 요약 - 임대인은 임차인이 계약대로 집을 쓰고 살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어, 보일러·누수처럼 사용에 지장을 주는 고장은 원칙적으로 임대인이 부담합니다. - 형광등 같은 소모품 교체나 임차인의 과실로 생긴 파손은 임차인 부담이며, 시간이 지나 생기는 통상적인 마모는 임차인 책임에서 제외됩니다. - "수리는 전부 세입자 책임"이라는 포괄적 특약은 대규모 수선까지 임차인에게 넘기지 못해,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해두는 편이 임대인에게 안전합니다.
임대인이라면 세입자로부터 보일러가 고장 났다거나 천장에서 물이 샌다는 연락을 받아본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원칙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임차인이 계약 목적대로 집을 사용할 수 없게 만드는 수준의 고장은 임대인이 고쳐야 하고, 형광등 같은 소모품이나 임차인의 부주의로 생긴 파손은 임차인이 부담합니다.
다만 실제 상황에서는 이 경계가 애매한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오늘은 민법과 대법원 판례를 기준으로, 임대인과 임차인의 수선 책임이 어디서 갈리는지 차근히 정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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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 제623조는 "임대인은 임차인에 대하여 목적물을 사용, 수익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며, 임차인이 목적물을 사용, 수익함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진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 의무의 범위입니다. 대법원은 목적물의 종류·용도, 파손의 규모와 부위, 사용·수익에 미치는 영향, 수선의 용이성과 비용, 계약 당시 상태와 차임 등을 종합해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0다89876, 89883 판결 등).
핵심 리딩 판례로 꼽히는 대법원 1994. 12. 9. 선고 94다34692, 94다34708 판결은 이 기준을 잘 보여줍니다. 여관 임차인이 배관·보일러 파손으로 영업이 불가능해진 사안에서, 재판부는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방해하지 않는 사소한 파손"이라면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없지만, "계약 목적에 따른 사용·수익을 불가능하게 하는 수준"의 파손은 특약으로도 임차인에게 넘길 수 없고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정리하면, 벽 갈라짐이나 누수 같은 구조적 하자, 보일러 등 기본 설비의 고장·교체, 건물 주요 구성부분의 대수선은 임대인 책임 쪽에 가깝습니다. 반대로 임차인이 별 비용을 들이지 않고 손쉽게 고칠 수 있는 사소한 파손이라면 임대인의 수선의무가 인정되지 않습니다.

실무 사례를 종합하면, 임차인 부담으로 분류되는 항목은 대체로 다음과 같습니다.
다만 형광등을 교체했는데도 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내부 배선이나 안정기 같은 설비 자체의 문제일 가능성이 있어 임대인 책임으로 넘어갑니다. LED등처럼 단순 전구보다 고가인 설비도 계약서에 명시가 없다면 다툼의 여지가 남습니다.
반대로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생기는 곰팡이, 누수로 인한 들뜸·변형·부식, 자연적 균열 등은 '통상의 손모'로 분류되어 임차인의 원상복구·수리비 부담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 "소모품은 임차인, 설비 자체 하자는 임대인"이라는 큰 원칙만 기억해두면, 개별 상황을 판단할 때 기준을 잡기 쉬워집니다.

시설마다 실무에서 통용되는 기준을 표로 정리했습니다. 다만 개별 사안은 계약 당시 상태와 관리 영역, 임차인의 과실 입증 여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시설 | 원칙적 부담자 | 예외·판단 기준 |
|---|---|---|
| 보일러 | 임대인 | 노후·하자로 인한 고장은 임대인 책임. 다만 동파 방치 등 임차인 과실이 확인되면 임차인 부담 |
| 누수(배관 하자) | 임대인 | 아랫집 피해까지 발생해도 임차인의 특별한 과실이 없다면 임대인 부담 |
| 창문 | 상황에 따라 다름 | 여닫는 데 다소 뻑뻑해도 사용에 큰 지장이 없으면 임차인, 잠김 기능 상실 등 보안 기능이 없어지면 임대인 |
| 도어록 | 상황에 따라 다름 | 건전지 교체는 임차인. 완전 파손이나 임차인이 임의로 해제해 원상회복이 어려우면 임차인 부담 |
| 세면대·변기·싱크대 등 기존 설비 | 임대인 | 기존 설치 설비의 노후·고장은 임대인. 임차인이 추가로 설치한 옵션의 문제는 임차인 |

민법 제623조의 수선의무는 강행규정이 아니어서, 계약 시 특약으로 임대인의 수선의무를 일부 면제하거나 임차인 부담으로 정하는 것 자체는 가능합니다.
다만 대법원은 일관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특약에서 수선의무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는 한, 그 특약으로 임차인이 부담하게 되는 것은 통상적인 소규모 수선에 한정되고, 대파손의 수리나 건물 주요 구성부분의 대수선, 기본 설비의 교체 같은 대규모 수선은 특약과 무관하게 여전히 임대인이 부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대법원 94다34692·34708 판결, 2010다89876·89883 판결 등).
즉 "수리는 모두 임차인 책임"처럼 포괄적으로 적은 특약은 대규모 수선·주요 설비 교체 앞에서는 효력이 미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주택임대차보호법 제10조는 "이 법에 위반된 약정으로서 임차인에게 불리한 것은 그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임차인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특약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임대인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유효성을 인정받기 쉬운 방식은, "형광등·소모성 부품 등 일상적인 경미한 수선은 임차인 부담"처럼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어두는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챙겨두면 좋은 조항이 있습니다. 민법 제634조는 임차물이 수리를 요할 때 임차인이 지체 없이 임대인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정합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법 2014. 6. 20. 선고 2014나13609 판결에서는, 임차인이 4개월간 곰팡이·결로 피해를 겪었음에도 임대인에게 즉시 통지하지 않아 손해배상 청구가 기각된 사례가 있습니다. 계약서에 "하자 발견 시 즉시 통지" 조항을 넣어두면, 통지가 늦어져 생긴 피해에 대한 임대인의 책임 범위를 줄이는 근거가 됩니다.

임차인이 하자를 통지했는데도 임대인이 방치하면 분쟁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럴 때는 소송 전에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대한법률구조공단 6개 지부, LH 2개소, 한국부동산원 10개소에서 운영하며, 보증금 반환·월세 인상뿐 아니라 수리·수선 책임 분쟁도 조정 대상으로 다룹니다. 신청은 온라인·우편·팩스·방문으로 가능하고, 수수료는 1만~10만 원 수준입니다(면제 대상도 있습니다).
실제 조정사례를 보면 판단 기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현관 도어락 손잡이 파손과 세탁기·에어컨 오염에 대해 임차인이 수선을 요청했으나 임대인이 거부한 사안에서, 위원회는 도어락 교체비용 7만 2,510원을 임대인이 부담하도록 조정했고, 세탁기·에어컨에 대해서는 임대인의 수선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인도 당시부터 파손 상태였는지가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이 사례에서 확인됩니다.
조정이 성립되면 금전 지급이나 강제집행을 승낙하는 내용의 조정조서는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가져, 별도 소송 없이도 실행력을 갖게 됩니다.

원룸·다가구는 임대인 한 사람이 여러 세대의 설비를 동시에 관리해야 하는 구조라, 보일러·누수·도어록 같은 반복적인 소규모 수선 요청이 잦습니다. 세대별로 계약 시점과 설비 노후도가 다르면, "이 세대는 특약이 있고 저 세대는 없다"는 불균형이 분쟁 소지가 되기도 합니다.
임대인이 미리 점검해두면 좋은 항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실무적으로는 여러 세대를 함께 관리하는 임대관리 사업자일수록 이 구분에 익숙합니다. 동거동락도 다수의 원룸·다가구·쉐어하우스를 관리하면서, 형광등·도어락 배터리 같은 소규모 수선과 보일러·배관처럼 임대인이 직접 대응하기 어려운 대규모 수선을 구분해 대응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계약서 특약을 일방적으로 임차인에게 전가하는 대신, 부담 범위를 구체적으로 명시해 분쟁을 예방하는 쪽에 가깝습니다.

Q. 형광등이 나가면 임대인이 고쳐줘야 하나요? 아닙니다. 형광등·전구 같은 소모품은 임차인이 직접 교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다만 교체 후에도 불이 들어오지 않아 배선 등 설비 자체의 문제로 확인되면 임대인 책임으로 넘어갑니다.
Q. "수리는 전부 세입자 책임"이라고 계약서에 써도 효력이 있나요? 제한적으로만 유효합니다. 대법원은 특약으로 넘길 수 있는 수선 범위를 통상적인 소규모 수선에 한정하고 있어, 대파손이나 주요 설비 교체는 특약과 무관하게 임대인이 부담해야 합니다.
Q. 세입자가 누수를 알렸는데도 조치를 안 하면 어떻게 되나요? 먼저 임차인의 통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통지가 있었는데도 임대인이 방치했다면,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해 소송보다 빠르고 저비용으로 해결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 이 글은 민법·대법원 판례와 국토교통부·한국부동산원 등 공공기관 자료를 참고해 작성했습니다. 개별 계약과 상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실제 분쟁 시에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상담이나 전문가 확인을 함께 거치시길 권합니다.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계약대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해줄 의무"라는 큰 원칙 위에, 파손의 규모와 사용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따져보는 구조입니다.
소모품은 임차인이, 설비 자체의 하자나 대규모 수선은 임대인이 부담한다는 기준만 기억해두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판단이 어렵지 않습니다. 특약을 쓸 때는 포괄적인 문구 대신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어두시길 권합니다.
계약서를 다시 한번 펼쳐보고, 오늘 정리한 체크리스트와 대조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