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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인 가이드

세입자가 전세권설정을 요구할 때, 임대인 동의 전 체크리스트

전세권설정등기는 소유자가 등기의무자로 함께 신청해야 성립하므로, 임대인이 협력하지 않으면 임차인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임대인에게 달라지는 핵심은 금액이 아니라 절차입니다. 전세금 반환이 늦어지면 전세권자는 별도 소송 없이 임의경매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동의한다면 전전세·양도 금지 약정과 갱신거절 통지 기한을 함께 설계하고, 만기에는 인도와 말소 서류를 받는 것과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하는 순서로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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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가 전세권설정을 요구할 때, 임대인 동의 전 체크리스트
3줄 요약 - 전세권설정등기는 소유자가 등기의무자로 함께 신청해야 성립하므로, 임대인이 협력하지 않으면 임차인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 임대인에게 달라지는 핵심은 금액이 아니라 절차입니다. 전세금 반환이 늦어지면 전세권자는 별도 소송 없이 임의경매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 동의한다면 전전세·양도 금지 약정과 갱신거절 통지 기한을 함께 설계하고, 만기에는 인도와 말소 서류를 받는 것과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하는 순서로 정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전세권설정 동의를 주제로 한 대표 이미지 카드. 집 모양 아래에서 두 갈래 화살표가 갈라져 한쪽은 도장으로, 다른 쪽은 비어 있는 네모로 이어진다

세입자가 확정일자 대신 전세권설정을 요구했다면, 임대인이 가장 먼저 확인할 것은 전세권설정 비용이 아닙니다. 전세권설정등기는 전세권자가 등기권리자, 소유자가 등기의무자가 되어 함께 신청하는 절차여서, 임대인이 인감증명서와 등기필정보를 내주지 않으면 애초에 성립하지 않습니다.[1]

그래서 판단 순서는 세 가지로 정리됩니다. 확정일자와 비교해 임대인에게 실제로 달라지는 것이 무엇인지, 설정 비용과 전세권 말소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그리고 만기에 전세금을 돌려줄 때 말소를 어떤 순서로 받을지입니다.

가장 큰 차이는 한 가지입니다. 전세금 반환이 지체되면 전세권자는 민사집행법이 정한 바에 따라 전세권 목적물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18조).[2] 확정일자만 가진 임차인은 보증금반환청구 소송에서 확정판결 같은 집행권원을 먼저 받아야 강제경매로 갈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2 제1항도 "확정판결이나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집행권원에 따라서 경매를 신청하는 경우"를 전제로, 그때는 반대의무의 이행이나 이행의 제공을 집행개시 요건으로 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즉 임차인이 집을 비우지 않고도 경매를 시작할 수 있다는 규정입니다.[3]

1. 임대인 동의 없이는 전세권설정등기가 되지 않습니다

전세권 설정등기에서 등기권리자는 전세권자이고, 등기의무자는 전세권설정자인 소유자입니다.[1] 등기는 공동신청이 원칙이라, 임차인이 혼자 신청서를 넣는 구조가 아닙니다.

여기서 표현을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법이 임대인에게 동의 의무를 지우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임대인에게 거절 권한을 따로 부여한 조문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실제 근거는 권리가 아니라 절차 구조, 즉 공동신청이 아니면 등기가 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계약서가 이미 그 구조를 바꿔 놓은 경우입니다. 계약서나 특약에 "임대인은 전세권설정에 협력한다" 같은 문구를 넣어 두었다면, 그 약정 때문에 나중에 거절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약 문구를 어떻게 설계하는지는 임대차계약 특약사항, 임대인이 꼭 챙겨야 할 8가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반대로 "우리 집은 월세가 있는 보증부월세라 전세권은 안 된다"는 식의 단정도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대법원은 주로 채권담보 목적으로 전세권을 설정했고 설정과 동시에 목적물을 인도하지 않은 경우라도, 전세권자가 목적물을 사용·수익하는 것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면 그 전세권의 효력을 부인할 수 없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94다18508).[4] 다만 전세권은 차임 없는 구조를 전제한 제도여서, 보증금 액수와 차임 처리를 계약서에 어떻게 적을지는 전문가 확인이 필요한 영역입니다.

2. 확정일자와 전세권설정, 임대인에게 무엇이 달라질까요

임차인 입장의 비교는 많지만, 임대인이 볼 축은 조금 다릅니다. 동의가 필요한지, 등기부에 남는지, 그리고 보증금을 못 돌려줬을 때 어떤 절차로 들어오는지입니다.

비교 항목확정일자 + 인도 + 전입신고전세권설정등기
임대인 동의필요하지 않습니다필요합니다. 임대인이 등기의무자로 함께 신청합니다[1]
등기부 기재남지 않습니다전세금·범위·존속기간이 기록됩니다[1]
효력 발생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친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깁니다(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 제1항)[5]등기로 효력이 생깁니다
우선변제 범위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추면 임차주택(대지를 포함한다)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보다 우선합니다(같은 법 제3조의2 제2항)[3]그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후순위권리자 기타 채권자보다 전세금을 우선변제받습니다(민법 제303조 제1항)[6]
보증금을 못 돌려줬을 때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을 먼저 받아야 강제경매로 갑니다(같은 법 제3조의2 제1항은 그 집행권원에 따른 경매를 전제로 한 규정)[3]소송 단계 없이 전세권 목적물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민법 제318조)[2]
비용확정일자 부여 수수료가 1건 600원 수준입니다[7]등록면허세·지방교육세·등기신청수수료가 들고, 대리를 맡기면 법무사 보수가 별도로 붙습니다
다가구 대지 몫 배당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춘 임차인이 대지 매각대금에서 앞설 수 있습니다[8]다가구(일반건축물)에서는 전세권의 효력이 대지에 미치지 않습니다(대법원 2014다10007)[8]
확정일자 임차인과 전세권자가 경매까지 가는 경로를 두 줄로 비교한 개념도. 위는 보증금 반환 지체에서 보증금반환청구 소송과 확정판결 등 집행권원을 거쳐 강제경매 신청까지 네 칸, 아래는 전세금 반환 지체에서 전세권설정등기를 근거로 한 임의경매 청구까지 두 칸이다

한 가지 오해는 미리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전세권은 등기로 효력이 생기므로 전세권 자체에는 전입신고가 요건이 아닙니다. 그렇다고 "전세권이 있으니 전입신고는 안 해도 된다"고 안내하면 위험합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보호와 다가구의 대지 매각대금 배당은 전세권과 별개 축이라, 인도와 주민등록을 갖추지 않으면 그 부분은 따로 받지 못합니다.

등기부에 남으면 대출과 매도에 영향이 생깁니다

전세권은 등기사항인 물권입니다. 설정 이후 등기부를 떼면 전세금과 범위, 존속기간이 그대로 보입니다.

담보대출 한도는 담보평가액에 LTV를 곱한 금액에서 선순위채권과 임대보증금을 차감하는 구조로 산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전세권이 등기부에 올라가면 선순위 권리로 반영되어 한도 산정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몇 퍼센트가 줄어든다거나 대출이 아예 안 된다는 식의 수치는 금융기관과 상품마다 달라, 이 글에서는 적지 않았습니다.

매도도 변수가 됩니다. 전세권은 등기된 물권이어서 소유권이 넘어가도 그대로 남습니다. 매수인이 전세권을 안고 가야 하니 가격과 조건 협상에서 먼저 테이블에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순위는 단순합니다. 등기 순서로 정해집니다. 기존 근저당이 있으면 전세권이 그 뒤에 서고, 전세권을 설정한 뒤에 새로 잡는 근저당은 후순위가 되는 셈입니다.

전세금이 바뀌면 변경등기가 따라옵니다

민법 제312조의2는 조세·공과금 기타 부담의 증감이나 경제사정의 변동으로 전세금이 상당하지 않게 된 때 당사자가 장래에 대하여 증감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증액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른 비율을 초과할 수 없습니다.[9]

전세금을 바꾸면 전세권 변경등기를 해야 합니다. 법제처 생활법령정보는 변경등기의 등록면허세를 기본 1건당 6,000원, 전세금 증액 시에는 증액된 금액의 1천분의 2로 안내합니다.[10]

여기서 임대인이 알아 둘 구조가 하나 있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52조는 권리의 변경이나 경정의 등기를 부기등기로 하되, 등기상 이해관계 있는 제3자의 승낙이 없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고 정합니다.[11] 승낙서를 붙이면 기존 전세권설정등기에 부기로 들어가 원래 순위를 유지하고, 승낙서가 없으면 독립한 주등기가 되어 그 부분은 별도 순위를 갖게 됩니다. 어느 권리자의 승낙이 필요한지는 사안마다 달라 조문 구조까지만 알아 두고 실제 신청은 법무사와 확인하시는 편이 좋습니다.

3. 전세권설정 비용은 얼마이고, 누가 부담하나요

설정등기에 드는 세금과 수수료는 조문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항목기준
등록면허세전세금액의 1천분의 2(0.2%). 산정 세액이 6천원 미만이면 6천원입니다(지방세법 제28조 제1항)[12]
지방교육세등록면허세액의 100분의 20(지방세법 제151조)[13]
등기신청수수료서면방문신청 18,000원 / 전자표준양식신청 15,000원 / 전자신청 10,000원[14]
국민주택채권매입하지 않아도 됩니다[14]
법무사 보수대리를 맡기면 별도입니다. 사무소마다 달라 견적을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지방교육세를 전세금액에 바로 고정 비율을 곱해 계산하는 설명이 더러 보이는데, 그렇게 단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지방세법 제151조 제2항은 지방자치단체가 조례로 정하는 바에 따라 표준세율의 100분의 50 범위에서 세율을 가감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습니다(등록면허세액의 100분의 20은 같은 조 제1항 제2호).[13] 그래서 "등록면허세의 20%"라는 구조로 기억하시는 쪽이 정확합니다.

감을 잡기 위해 전세금 1억 원을 전자표준양식으로 신청하는 경우를 조문 세율로 직접 계산해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등록면허세 200,000원, 지방교육세 40,000원, 등기신청수수료 15,000원으로 합계 255,000원입니다.

이 금액은 "실제로 이만큼 든다"가 아니라 세율로 계산하면 이렇게 나온다는 구조 설명값입니다. 신청 방식에 따라 수수료가 10,000원에서 18,000원까지 달라지고, 법무사 보수와 증명서 발급비는 포함되지 않았으며, 지방교육세는 조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말소등기 쪽은 금액 자체가 작습니다.

항목금액
등록면허세건당 6,000원(그 밖의 등기, 지방세법 제28조 제1항)[12]
지방교육세1,200원(등록면허세의 20%)[13]
등기신청수수료서면방문 4,000원 / 전자표준양식 3,000원 / 전자신청 1,000원[15]
인감증명서·주민등록등본첨부하지 않아도 됩니다[15]
국민주택채권매입하지 않아도 됩니다[15]

세금과 수수료만 보면 1만 원 내외인 셈입니다. 대리를 맡기면 여기에 보수가 붙습니다.

그럼 누가 내야 할까요. 부담 주체를 정한 조문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민법, 부동산등기법, 지방세법에서 "설정비용은 누가 낸다"는 규정을 찾지 못했습니다.

실무 설명은 이렇게 갈립니다. 설정등기에서는 권리를 취득하는 임차인이 등기권리자이므로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이 일반적인 관행이라는 설명이 여러 자료에서 일치합니다. 반대로 말소등기에서는 임대인이 등기권리자 위치에 서기 때문에 말소비용은 임대인 부담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실무에서는 임차인이 부담하는 경우도 많다는 설명이 함께 나옵니다.[16]

설명이 갈리는 영역이라면 결론은 하나입니다. 계약서나 전세권설정계약서에 설정비용 부담자와 말소비용 부담자를 각각 적어 두는 것이 가장 분명합니다.

4. 놓치기 쉬운 함정 두 가지 — 자동갱신과 전전세

비용보다 뒤에 와서 더 아픈 항목이 둘 있습니다. 둘 다 민법 조문에 그대로 적혀 있는데, 설정 단계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함정 ① 갱신거절 통지를 놓치면 기간 없는 전세권이 됩니다

민법 제312조 제4항은 건물의 전세권설정자가 존속기간 만료 전 6월부터 1월까지 사이에 전세권자에게 갱신거절의 통지 또는 조건을 변경하지 않으면 갱신하지 않겠다는 뜻의 통지를 하지 않은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된 때에 전전세권과 동일한 조건으로 다시 전세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고 정합니다. 그리고 이 경우 존속기간은 그 정함이 없는 것으로 봅니다.[17]

기간이 없어지면 민법 제313조로 넘어갑니다. 각 당사자는 언제든지 상대방에게 전세권의 소멸을 통고할 수 있고, 상대방이 그 통고를 받은 날로부터 6월이 지나면 전세권이 소멸합니다.[18] 통지 한 번을 놓친 대가로 정리에 반년이 더 걸릴 수 있다는 뜻입니다.

같은 조문은 존속기간 자체에도 선을 둡니다. 전세권의 존속기간은 10년을 넘지 못하고, 건물에 대한 전세권의 존속기간을 1년 미만으로 정한 때에는 1년으로 봅니다.[17]

한 가지 단서를 붙여야 합니다. 주택이라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의 갱신 규칙도 함께 적용됩니다. 두 제도가 병존하는 구조라 "전세권이니까 민법 제312조만 보면 된다"고 정리할 수는 없습니다. 두 규정의 우선 적용 관계는 이번 확인 범위에서 확정된 근거를 찾지 못했으니, 통지 시점이 걸리는 사안이라면 전문가 확인을 받는 편이 안전합니다.

건물 전세권의 갱신거절 통지 기한을 보여주는 가로 타임라인 개념도.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 구간이 민법 제312조 제4항의 통지 구간으로 색칠돼 있고, 통지하지 않은 경우의 흐름이 아래에 세 칸으로 이어진다

함정 ② 전세권자는 양도·전전세·임대를 할 수 있습니다

민법 제306조는 전세권자가 전세권을 타인에게 양도하거나 담보로 제공할 수 있고, 존속기간 내에서 목적물을 타인에게 전전세하거나 임대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다만 설정행위로 이를 금지한 때에는 그렇지 않습니다.[19]

임차권 양도·전대와 달리, 전세권은 원칙이 반대로 설계돼 있는 셈입니다. 임대인이 모르는 사람이 들어와 살거나, 전세권에 근저당이 잡히는 상황을 막고 싶다면 금지 약정을 설정행위에 넣고 등기에 기록해야 합니다. 부동산등기법 제72조 제1항은 전세권의 등기사항으로 전세금, 범위, 존속기간, 위약금 또는 배상금과 함께 제5호로 「민법」 제306조 단서의 약정을 명시하고 있습니다.[20] 등기원인에 그 약정이 있는 경우에만 기록되는 항목이니, 계약서에 적어 두지 않으면 등기에도 남지 않습니다.

약정과 별개로 민법 제311조는 전세권자가 정해진 용법으로 사용·수익하지 않을 때 설정자가 전세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고, 원상회복이나 손해배상도 청구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21]

💬 전전세·양도 금지는 말로 합의해도 등기에 기록되지 않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설정계약서에 넣고 등기사항으로 올라갔는지 끝까지 확인해 두세요.

5. 다가구 한 세대에 전세권을 설정하면 경매는 어디까지 갈까요

원룸·다가구를 가진 임대인이 가장 걱정하는 지점입니다. 한 세대에 전세권을 설정해 주면 건물 전체가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질문입니다.

판례로 확인된 범위는 분명합니다. 대법원은 건물의 일부에 전세권이 설정된 경우 전세권자가 전세권의 목적물이 아닌 나머지 건물부분에 대하여는 우선변제권은 별론으로 하고 경매신청권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대법원 2001마212 결정). 전세권의 목적이 된 부분이 구조상 또는 이용상 독립성이 없어 독립한 소유권의 객체로 분할할 수 없고 그래서 그 부분만의 경매신청이 불가능하다 해도 달리 볼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22]

정리하면 한 세대 전세권자가 건물 전부의 경매를 청구할 수는 없다는 것까지가 확인된 내용입니다. 그렇다고 "그러니 경매는 들어올 수 없다"는 결론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구조상 분할이 어려운 세대에서 집행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고 매각 대상이 어디까지 잡히는지는 이번 확인 범위를 넘어섭니다. 경매 관련 통지를 받으면 바로 법률 전문가와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 대신 임대인이 들고 있을 만한 근거가 하나 더 있습니다. 대법원은 다가구주택 경매에서 건물 매각대금에 대해서는 전세권설정등기를 먼저 한 전세권자가 선순위이지만, 대지 매각대금에 대해서는 전입신고를 먼저 마쳐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우선변제권을 취득한 임차인이 선순위라고 판단했습니다(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4다10007 판결). 다가구주택은 건축법상 일반건축물로 가구별 구분소유가 불가능하므로, 전세권설정등기의 효력이 대지에까지 미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8]

다가구주택 경매 매각대금이 건물 몫과 대지 몫으로 갈라지는 2분할 개념도. 건물 매각대금은 전세권자가, 대지 매각대금은 전입신고·확정일자를 갖춘 주택임대차보호법 임차인이 선순위로 표시돼 있다

이 판례는 임차인을 설득할 때 쓸 수 있는 가장 단단한 재료입니다. 다가구 세대라면 전세권이 항상 더 강한 보호가 아니라는 점을 숫자나 감정이 아니라 판례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트·다세대 같은 집합건물은 구조가 다르다는 설명이 있지만, 이 글에서는 1차 판례를 확인하지 못해 다가구 기준으로만 적었습니다.

6. 동의하기로 했다면 — 동의 전 체크리스트

거절이 유일한 답은 아닙니다. 조건을 붙여 동의하는 쪽이 나은 상황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래 일곱 가지를 설정 전에 정리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 [ ] 계약서나 특약에 "전세권설정 협력" 문구를 이미 넣어두지 않았는지 먼저 확인했는가
  • [ ] 등기부에 기존 근저당·가압류가 있는지, 앞으로 담보대출 계획이 있는지 함께 보았는가
  • [ ] 전세금·범위(해당 세대)·존속기간을 전세권설정계약에 정확히 적었는가. 다가구 한 세대라면 그 부분을 특정하고 도면을 첨부하도록 했는가
  • [ ] 전전세·양도·담보제공 금지 약정을 넣고 등기사항으로 기록되게 했는가(민법 제306조 단서, 부동산등기법 제72조 제1항 제5호)
  • [ ] 설정비용과 말소비용의 부담자를 문서로 각각 정했는가
  • [ ]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갱신거절 통지 기한을 일정에 등록했는가(민법 제312조 제4항)
  • [ ] 만기에 "인도와 말소서류 교부를 받는 것과 동시에 전세금 반환"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했는가(민법 제317조)

7. 전세금을 돌려줄 때, 전세권 말소는 동시이행입니다

이 글에서 임대인에게 가장 실질적인 내용은 여기입니다. 순서를 거꾸로 하는 분이 의외로 많습니다.

민법 제317조는 전세권이 소멸한 때에 전세권설정자는 전세권자로부터 그 목적물의 인도 및 전세권설정등기의 말소등기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를 받는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하여야 한다고 정합니다.[23]

즉 전액을 먼저 송금하고 나서 말소를 부탁하는 순서가 아닙니다. 집을 돌려받고 말소 서류를 손에 받는 그 자리에서 전세금을 지급하는 구조입니다. 잔금 치를 때처럼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맞교환하는 그림으로 잡아 두시면 됩니다.

만기에 전세금을 반환하는 순서를 비교한 2단 개념도. 위는 전세금 전액 송금 뒤 말소를 부탁하는 순서를 흐린 색으로, 아래는 민법 제317조에 따라 인도와 말소등기 서류 교부와 전세금 반환을 양방향 화살표로 이은 동시이행 구조를 보여준다

말소등기에서는 신청인의 위치가 뒤바뀝니다. 등기의무자가 전세권자이고, 등기권리자가 전세권설정자인 임대인입니다. 이때 필요한 서류는 등록면허세납부고지서와 영수필확인서, 대법원등기 수입증지, 등기필정보 또는 등기필정보통지서이고, 존속기간 만료가 아닌 사유로 말소한다면 해지증서가 더 필요합니다.[15]

협력이 끝까지 안 되는 경우도 길이 있습니다. 전세권설정등기 말소등기절차의 이행 또는 말소 승낙의 의사표시를 명하는 판결을 받아 판결정본과 확정증명서로 단독 신청이 가능합니다. 조정조서나 화해조서라면 확정증명원이 생략됩니다.[15]

참고할 사례도 있습니다. 부산지방법원은 임대차보증금을 전세금으로 한 전세권에서 보증금 반환의무와 전세권설정등기 말소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다고 보아, 임차인 측이 말소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임대인에게 이행지체 책임이 없고 지연손해금도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부산지방법원 2022. 8. 26. 선고 2022나40765 판결).[24] 대법원 판례가 아니라 하급심 판결이라는 점은 함께 기억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상대방이 돈을 받지 않겠다고 하거나 연락이 끊긴 경우에는 변제공탁이 선택지로 거론됩니다. 공탁은 요건과 절차가 따로 있어 이 글에서는 한 줄로만 남기고, 보증금 공탁 자체는 별도 글에서 다룹니다.

8. 거절한다면 세입자에게 제시할 대안 세 가지

"안 됩니다"로 끝내면 계약 자체가 깨질 수 있습니다. 세입자의 걱정은 보증금 보호인데, 그 목적을 채우는 길이 전세권만은 아닙니다.

첫째, 전입신고와 확정일자, 그리고 실제 거주입니다. 주택의 인도와 주민등록을 마치면 그 다음 날부터 제3자에 대하여 효력이 생기고[5], 대항요건과 확정일자를 갖추면 임차주택의 환가대금에서 후순위권리자보다 우선해 보증금을 변제받습니다.[3] 임대인 동의가 필요 없고 수수료도 1건 600원 수준입니다.[7] 특히 다가구라면 대지 매각대금 배당에서 오히려 유리할 수 있다는 점을 앞의 판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8]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는 순서 자체는 별도 글에서 따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둘째,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입니다. 임차인 본인이 수익자로 가입하는 상품이라 임대인의 개별 동의 절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설명이 여러 자료에서 일치합니다. 다만 2026년 기준 가입 한도와 보증료율, 주택가격 대비 비율 같은 조건은 이번 확인 범위에서 공식 안내로 대조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수치는 적지 않았고, 조건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공식 안내에서 직접 확인하시는 편이 정확합니다.

셋째, 임차권등기명령입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 제3조의3은 임대차가 끝난 뒤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임차인이 관할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할 수 있도록 정합니다.[25] 임대인 동의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세입자가 "안 돌려줄까 걱정돼서 전세권을 걸어야 한다"고 할 때, 사전 등기 대신 사후 등기라는 길이 이미 법에 마련돼 있다고 설명할 수 있는 셈입니다. 실제로 결정문을 받은 뒤 임대인이 할 일은 임차권등기명령 임대인 대응, 결정문 받으면 해야 할 일에서 정리했습니다.

마무리하며 정리할게요

전세권설정 요구는 "해줄까 말까"의 문제라기보다 조건 설계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동의 자체는 임대인의 협력 없이는 성립하지 않는 구조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뒤에 남는 조문들입니다.

세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달라지는 핵심은 소송 없이 경매가 들어올 수 있다는 점이고, 비용은 부담 주체를 정한 조문이 없으니 특약으로 적어야 하며, 만기에는 말소 서류와 전세금을 동시에 맞교환해야 합니다.

실무적으로는 계약 단계의 특약 문구 점검, 만료 6개월 전부터 1개월 전까지의 통지 기한 관리, 만기 반환 때의 서류·순서 확인처럼 일정과 문서를 챙기는 일이 결과를 가릅니다. 어디까지 맡길 수 있는지는 동거동락에 문의해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다만 전세권 설정·말소 등기 자체와 소송은 법무사·변호사의 영역이라, 임대관리가 대신할 수 있는 범위와는 구분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 이 글은 2026년 10월 4일 기준으로 확인한 법령·판례와 공공기관 안내를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동의 여부, 비용 부담, 말소 절차는 계약 내용과 등기부 상태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니 구체적인 사안은 법무사·변호사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세입자가 전세권설정을 요구하면 꼭 해줘야 하나요?

전세권 설정등기는 소유자와 임차인이 공동으로 신청해야 하고 임차인 혼자서는 할 수 없습니다. 법이 임대인에게 동의 의무를 지우는 규정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다만 계약서나 특약에 협력 조항을 이미 넣었다면 그 약정이 문제가 될 수 있어, 먼저 계약서를 확인하는 편이 순서상 맞습니다.

전세권설정 비용은 누가 내나요?

부담 주체를 정한 법 조문은 확인되지 않습니다. 설정등기에서는 권리를 얻는 임차인이 등기권리자이므로 실무에서는 임차인이 부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고 설명됩니다. 반대로 말소등기에서는 임대인이 등기권리자가 되므로 말소비용은 임대인 부담이라는 견해가 있지만, 실무에서는 임차인이 내는 경우도 많다고 함께 설명됩니다. 결국 특약으로 적어두는 쪽이 가장 분명합니다.

전세권이 있으면 세입자가 바로 경매를 넣을 수 있나요?

민법 제318조에 따라 전세금 반환이 지체되면 전세권자는 민사집행법이 정한 바에 따라 전세권 목적물의 경매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확정일자만 가진 임차인처럼 보증금반환 소송에서 집행권원을 먼저 받아야 하는 단계가 없습니다.

다가구 한 세대에 전세권을 설정하면 건물 전체가 경매로 넘어가나요?

대법원은 건물 일부에 전세권이 설정된 경우 전세권자가 목적물이 아닌 나머지 건물부분에 대해서는 경매신청권이 없다고 판시했습니다(2001마212). 우선변제권은 부동산 전부에 미치지만 경매신청 범위는 전세권 목적물에 한정된다는 구분입니다. 구조상 분할이 어려운 세대에서 집행이 실제로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어, 통지를 받으면 바로 법률 전문가와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보증금을 돌려줬는데 세입자가 전세권 말소를 미루면 어떻게 하나요?

민법 제317조는 전세권설정자가 목적물의 인도와 말소등기에 필요한 서류의 교부를 받는 동시에 전세금을 반환하도록 정합니다. 동시이행 관계라서 서류를 받지 못한 상태라면 임대인에게 이행지체 책임이 생기지 않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전액을 먼저 송금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입니다. 이미 지급했고 협력이 안 된다면 말소 또는 승낙 판결을 받아 판결정본과 확정증명서로 단독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작성 기준 및 참고자료

  • 정보 기준일: 2026년 10월 4일
  • 적용 범위: 대한민국 주택 임대차에서 임차인이 전세권설정등기를 요구했을 때 임대인의 동의 판단, 설정·말소 비용, 임의경매 리스크, 만기 말소 절차. 원룸·다가구·빌라를 보유한 임대인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전입신고·확정일자를 받는 절차 자체, 전세자금대출 협조 서류, 상가건물 임대차, 집합건물(아파트·다세대)의 대지사용권 쟁점은 다루지 않았습니다.
  • 확인 기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조문(부동산등기법·지방세법)과 판례, 법제처 찾기 쉬운 생활법령정보의 전세권 설정·변경·말소등기 해설, CaseNote 법령·판례 데이터베이스, 법무부 확정일자업무편람
  • 변경 가능성: 지방세법은 시행 2026년 1월 1일(법률 제21308호), 부동산등기법은 시행 2025년 1월 31일(법률 제20435호) 기준입니다. 등기신청수수료는 「등기신청수수료 징수에 관한 예규」(등기예규 제1861호, 2025년 8월 5일 시행) 개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민법·주택임대차보호법 조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 원문 수집이 되지 않아 CaseNote 법령 데이터베이스로 문구를 대조했습니다. 법무사 보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의 한도·보증료율, 전세권이 담보대출 한도에 미치는 구체적인 영향은 공식 자료로 대조하지 못해 수치를 적지 않았습니다.
참고자료 및 출처 25개 보기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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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 [22]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대법원 2001. 7. 2.자 2001마212 결정(부동산임의경매)」, 2001년 7월 2일 결정, 확인 2026년 10월 4일 ↑ 본문
  23. [23] CaseNote 법령 데이터베이스, 「민법」 제317조(전세권의 소멸과 동시이행), 확인 2026년 10월 4일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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