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인 가이드
가계약금은 법률 용어가 아니어서 민법의 해약금으로 당연히 추정되지 않고, 세입자가 오지 않아도 원칙은 반환입니다. 몰취 주장이 가능해지는 경우는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임대차계약 자체가 이미 성립했다고 볼 수 있을 때, 그리고 해약금 약정이 명백하게 남아 있을 때입니다. 다만 계약금을 일부만 받은 상태면 해약금 해제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임대인이 먼저 깨는 쪽이 더 위험합니다. 배액의 기준은 실제로 받은 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 될 수 있습니다.
3줄 요약 - 가계약금은 법률 용어가 아니어서 민법의 해약금으로 당연히 추정되지 않고, 세입자가 오지 않아도 원칙은 반환입니다. - 몰취 주장이 가능해지는 경우는 두 가지로 좁혀집니다. 임대차계약 자체가 이미 성립했다고 볼 수 있을 때, 그리고 해약금 약정이 명백하게 남아 있을 때입니다. 다만 계약금을 일부만 받은 상태면 해약금 해제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 임대인이 먼저 깨는 쪽이 더 위험합니다. 배액의 기준은 실제로 받은 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 될 수 있습니다.
세입자가 방을 보고 "이 방 할게요" 하면서 먼저 돈을 보내고, 계약서와 잔금은 며칠 뒤로 미루는 일은 원룸·다가구 현장에서 흔합니다. 그런데 그 며칠 사이에 연락이 끊기거나 환불 요구가 들어옵니다.
이때 가계약금 반환이 원칙입니다. 가계약금은 법률 용어가 아니고, 민법 제565조가 말하는 계약금과 자동으로 같지 않아 해약금 추정이 당연히 적용되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대법원도 가계약금을 해약금으로 하는 약정이 있었음이 명백히 인정되지 않는 한, 돈을 건넨 쪽이 스스로 계약 체결을 포기했다는 이유만으로 그 돈이 몰취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했습니다.[1]
다만 예외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입금 전에 임대차계약 자체가 이미 성립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다른 하나는 해약금 약정이 문자나 서면에 명백히 남아 있는 경우입니다.
결국 갈림길은 돈의 이름이 아닙니다. 입금 직전에 주고받은 대화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입니다.
민법 제565조는 계약 당시에 계약금이나 보증금 명목으로 돈을 건넨 경우, 다른 약정이 없는 한 어느 한쪽이 이행에 착수할 때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그 배액을 상환해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2] 문언은 매매를 전제하지만, 민법 제567조에 따라 임대차 같은 유상계약에도 준용됩니다.
문제는 이 조문이 계약금을 전제한다는 점입니다. 정식 계약 전에 방을 선점하려고 미리 건네는 돈은 여기에 바로 들어맞지 않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 부동산 가계약금이라고 부르는 돈이 당연히 해약금의 성질을 갖는다고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 사건도 그렇게 정리됐습니다. 아파트 임대차계약 교섭 단계에서 임차인이 가계약금 300만 원을 보냈다가 개인 사정으로 계약을 포기하고 반환을 청구한 사건에서, 1·2심은 스스로 포기했으니 몰취라고 보았지만 대법원은 이 판단을 파기환송했습니다.[3]
그래서 임대인이 따져야 할 것은 가계약금이냐 계약금이냐라는 이름이 아닙니다. 계약이 성립했다고 볼 합의가 있었는지, 그리고 그 돈을 해약금으로 처리하기로 한 약정이 명백한지 이 두 가지입니다.

| 상황 | 받은 돈의 성격 | 세입자가 안 올 때 | 임대인이 깰 때 |
|---|---|---|---|
| A. 계약 성립 전, 해약금 약정 없음<br>(방만 잡아두려고 입금, 조건은 대략만 합의) | 교섭 단계의 증거금 | 전액 반환. 몰취 근거가 없습니다 | 받은 돈만 반환 |
| B. 계약 성립 전, 해약금 약정이 명백<br>(계약 안 하면 못 돌려받는다는 취지가 문자에 분명) | 해약금 | 약정대로 몰취 가능 | 약정 문구대로. 배액 문구가 없으면 배액 의무도 안 생길 수 있습니다 |
| C. 임대차계약 자체가 이미 성립<br>(목적물·보증금·월세·지급방법·입주일까지 특정) | 계약금 | 교부자가 포기 → 몰취 가능(계약금 전액 수령 전제) | 배액 상환으로 해제. 기준은 약정 계약금[6] |
성립 여부를 가르는 기준은 계약서 작성 여부가 아닙니다. 대법원은 매매 사안에서 매매목적물과 대금 등 본질적·중요 사항에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면 정식 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어도 계약은 성립했다고 본 사례가 있습니다.[4]
이 기준을 임대차에 대응시키면 목적물(어느 건물 몇 호실인지), 보증금, 월세, 지급방법, 입주일이 특정됐는지가 판단 재료가 됩니다. 다만 임대차에서 어떤 항목까지 합의되면 성립이라고 못 박은 대법원 판시는 아닙니다. 매매 사안에서 확립된 기준을 임대차에 옮겨 본 해석으로 이해하는 편이 정확합니다.
계약이 성립하지 않았다면 받은 돈은 법률상 원인 없이 얻은 이익이 되어,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 반환 문제로 넘어갑니다.[5]
그리고 C에는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계약이 성립했다고 해도 계약금을 일부만 받은 상태라면 계약금계약 자체가 성립하지 않아, 포기나 배액 상환으로 해제하는 해약금 해제를 쓸 수 없습니다.[6] 이때는 일반 채무불이행이나 합의해제 문제로 축이 바뀝니다.
계약이 성립한 뒤 세입자가 중도에 나가는 경우는 또 다른 축입니다. 그 기준은 세입자 중도해지 위약금 기준, 임대인이 먼저 확인할 3가지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가계약금 몰취보다 분쟁 금액이 커지는 쪽은 임대인이 먼저 계약을 깨는 경우입니다.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계약금을 일부만 받으면 계약금계약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은 계약금 일부만 먼저 지급하고 잔액을 나중에 주기로 한 경우, 잔금이나 전부가 지급되지 않는 한 계약금계약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6] 해약금 해제라는 수단 자체를 쓸 수 없는 상태인 셈입니다.
둘째, 해약금의 기준이 되는 금액은 실제로 받은 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라고 보았습니다(매매 사안 판결이며, 임대차에는 민법 제567조의 준용을 통해 적용됩니다).[6] 예를 들어 계약금을 1,000만 원으로 합의해 두고 선입금 100만 원만 받은 상태라면, 받은 100만 원의 두 배인 200만 원만 주고 깨면 된다는 계산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계약금 액수를 아예 정하지 않았다면 이 논리는 작동하기 어렵고, 해약금 약정이 있었는지부터 다투게 됩니다.
배액 의무가 생기려면 그 문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특약에 선지급액을 위약금 기준으로 한다고만 적혀 있던 사례를 두고 변호사 의견이 갈렸는데, 반환과 위약금은 별개여서 배액을 줘야 한다는 견해와, 배액을 상환한다는 문언이 없으면 배액 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견해가 함께 나왔습니다.[7] 문구가 모호하면 결론도 갈린다는 뜻입니다.
배액을 돌려주면 그걸로 끝나는지도 자주 묻는 부분입니다. 민법 제565조 제2항이 손해배상 청구에 관한 제551조의 적용을 배제하므로, 해약금으로 해제한 경우 원칙적으로 그 이상의 손해배상은 인정되지 않습니다.[2] 다만 초과 손해를 특별손해로 다툴 수 있다고 보는 실무 견해도 있고, 같은 보도는 현실적으로 인정받기가 매우 어렵다고도 정리합니다.[8]
반대로 임대인이 받은 돈을 손해로 주장하는 경우에는, 위약금을 따로 약정해 두지 않았다면 받은 금액이 그대로 손해배상액으로 인정되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공실이 며칠 늘었다는 사정만으로 전액이 자동으로 손해가 되는 구조는 아닙니다.
문자로 한 합의는 효력이 없다는 말부터 사실이 아닙니다.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4조는 전자문서가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 법적 효력이 부인되지 않는다고 정합니다. 같은 법 제4조의2는 내용을 열람할 수 있고 보존 형태 요건을 갖춘 전자문서를 서면으로 봅니다. 다른 법령에 특별한 규정이 있거나 성질상 전자적 형태가 허용되지 않는 경우는 제외입니다.[9]
다만 한계도 분명합니다. 전자서명이 있는 문서는 작성자의 서명이 진정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자서명이 없는 일반 문자나 카카오톡은 법관의 자유심증으로 판단됩니다.[10] 계약서처럼 진정성립이 강하게 추정되는 서면만큼의 증거력은 아닌 셈입니다. 계약 성립과 조건을 간접적으로 입증하는 자료로 쓰입니다.
그래서 승부는 효력이 아니라 그 대화에 무엇이 적혀 있는지에서 갈립니다. 조건이 모호하게 적혀 있으면 임대인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지 않습니다.
몰취 쪽을 원한다면 판례가 요구하는 명백성 수준이 필요합니다. 정식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교부자는 이를 포기하고 수령자는 배액을 상환해 계약을 체결하지 않기로 한다는 취지가 그대로 드러나야 합니다.[1]
💬 문자의 효력을 묻기 전에, 그 대화에 보증금·월세·입주일과 계약이 깨질 때 이 돈을 어떻게 할지가 적혀 있는지를 먼저 확인해보세요.

분쟁이 생긴 뒤 만드는 서면보다, 입금 전에 남긴 한 문장이 훨씬 강합니다. 계좌를 안내하기 전에 아래를 문자로 한 번에 정리하고 상대방의 확인 답을 받아두시면 좋습니다.
계약서를 쓸 때 남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가계약으로 거래계약이 체결된 경우 계약서 특약에 실제 거래계약 체결일과 가계약금 내역을 기재하고, 부동산거래신고서에도 가계약금 지급 경위를 구분해 적도록 안내합니다.[11] 가계약 단계의 문구가 계약서 특약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임대차계약 특약사항, 임대인이 꼭 챙겨야 할 8가지에서 함께 보시면 좋습니다.
돌려줄 때도 서면이 필요합니다. 반환 사유·금액·날짜를 문자나 메일로 남기고, 가능하면 이로써 상호 간 일체의 청구를 하지 않는다는 확인을 받아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절반만 돌려주는 합의로 끝낼 때는 그 금액이 합의에 따른 최종 정산이라는 점을 글로 남겨두세요. 금액만 보내고 말로 끝내면 나중에 전액 반환 청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가계약금만 받았으니 아무 일도 없다고 넘기기 어려운 이유가 중개보수에 있습니다. 한 하급심 법원은 원칙적으로 계약서 작성 업무 등 계약 체결까지 완료되어야 중개의뢰인에게 중개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중개업자가 계약 성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데 자신의 책임 없는 사유로 중개행위가 중단된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이미 이루어진 중개행위의 정도에 상응하는 보수를 청구할 권한이 있다고 판단한 하급심 판결이 있습니다.[12]
즉 가계약 단계에서 이미 계약이 성립했다고 평가될 수준의 합의가 있었다면, 세입자가 오지 않아도 중개보수 문제가 따라올 수 있습니다. 중개보수가 공실 기간과 어떻게 얽히는지는 원룸 공실이 길어지는 이유, 중개보수 구조로 짚어보기에서 다뤘습니다.
돌려주지 않았을 때 세입자가 밟을 수 있는 경로도 미리 알아두면 판단이 쉬워집니다. 금전 청구이므로 지급명령이나 소액사건심판으로 올 수 있고, 소액사건은 제소한 때의 소송목적의 값이 3,000만 원을 초과하지 않는 1심 민사사건입니다.[13]
주택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는 임대차계약의 이행과 계약 내용 해석, 계약 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등을 조정 대상으로 두고 있습니다.[14] 다만 계약이 성립하지 않은 교섭 단계의 가계약금 반환이 조정 대상에 포함되는지는 공식 자료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계약 성립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접수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조정 절차 자체의 흐름은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 신청 절차와 효력, 세입자와 말이 안 통할 때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실무적으로는 가계약 단계의 조건이 흐릿할수록 분쟁도 길어지고, 그 사이 공실도 같이 길어집니다. 조건을 다시 맞추는 동안 다른 문의를 받기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동거동락 운영 기준으로는, 임대관리를 위탁받아 운영할 때 입주 문의부터 계약서 작성까지의 조건을 말로만 합의하지 않고 문자로 한 번에 정리해 남기는 방식을 기본으로 둡니다. 임대인이 모든 문의를 직접 응대할 때와 비교하면, 결론이 같아도 기록이 남는 방식에서 차이가 생기는 셈입니다.
판단 순서는 단순합니다. 먼저 입금 직전 대화에 보증금·월세·입주일이 특정되어 있는지 보고, 그다음 그 돈을 어떻게 처리하기로 했는지 확인하는 순서입니다. 두 가지가 모두 흐릿하면 원칙은 반환입니다.
지금 입주 문의를 받고 계신다면, 계좌를 보내기 전에 조건 다섯 줄을 문자로 먼저 정리해보세요. 그 다섯 줄이 나중에 가장 든든한 서면이 됩니다.
Q. 세입자가 입금하고 다음 날 마음을 바꿨습니다. 돌려줘야 하나요? A. 원칙은 반환입니다. 가계약금은 민법 제565조의 해약금으로 당연히 추정되지 않고, 대법원은 해약금 약정이 명백히 인정되지 않는 한 교부자가 스스로 포기했다는 이유만으로 몰취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1]
Q. 계약서를 안 썼으니 계약은 없었던 것 아닌가요? A. 그렇게 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목적물과 금액 등 본질적 사항에 구체적인 의사 합치가 있었다면 정식 계약서가 없어도 계약 성립을 인정한 판례가 있습니다.[4] 임대차라면 호실·보증금·월세·입주일이 어디까지 특정됐는지를 보게 됩니다.
Q. 가계약금 100만 원만 받았는데, 제가 깨면 200만 원만 주면 되나요? A.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계약금 일부만 지급된 경우 해약금의 기준이 되는 금액은 실제 교부받은 계약금이 아니라 약정 계약금이라고 보았습니다.[6] 계약금 액수를 따로 합의해 둔 상태라면 그 금액이 기준이 될 수 있습니다.
Q. 배액을 돌려주면 그 이상은 책임이 없나요? A. 민법 제565조 제2항이 제551조의 적용을 배제하므로 원칙적으로 추가 손해배상은 인정되지 않습니다.[2] 다만 초과 손해를 특별손해로 다투는 견해도 있고, 실무상 인정받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있습니다.[8]